丹心 정소월

개 나 리 / 단심 정소월

초록 등불 2013. 4. 18. 09:25

 

 


개 나 리


              단심 / 정소월



꿈결처럼 아슴한
오솔길에

호듯한 개나리 아름 피었네


겨우내 푸른 바람이
시리었던가

물오른 가지가지마다
알싸히 여위었다

등 밝힌 노오란 꽃잎꽃잎에도

아련한 슬픔 묻어나네


내 정원에 옮겨 사랑노래 부르고픈 데

가장 아름다운 불을
네 가슴에 지피고픈데

물빛으로 눈망울 반짝이는
네 마음은 어떨까


시린 청람색 하늘 아래

버드나무 숨결 담긴 봄바람 속에

노오란 그 모습
고혹이 고와

여린 망울에 아련히 입 맞추며

가만히 떠날 줄을 몰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