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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어떻게 다스릴까?

초록 등불 2011. 5. 7. 16:48

불안(不安), 어떻게 다스릴까?  (전요섭)


"불안(不安)"이라는 용어가 신약에는 나오지 않지만 구약에는 동사로 시편 42편 5절과 예레미아 50장 34절등에 언급되고 있다. 이 말은 독일어로 angst, 불어로는 angoisse, 라틴어로는 angustia로 쓰였으며, 그 뜻은 "좁은 장소" 또는 "좁은 길"이라는 의미이다. 즉 극도의 불안 상태에 노출되면 사람의 심장은 수축되어 숨이 가빠지게 되고 답답함을 느끼는 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이것은 마치 좁은 장소에 갇히게 되는 것과도 같고, 또 좁은 길을 가는 것으로 묘사했다고 볼 수 있다. 이 angustia가 영어로 바뀐 말은 anxiety이다. 또한 불안을 나타내는 영어 단어로는 apprehension, dread, fear, worry 등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런 용어들이 우리말로 바꿀 때, 불안, 염려, 걱정, 근심 등의 단어로 번역될 수 있다.

종합해 보면 불안이라는 것은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고 어떤 일에 걱정이 되어서 늘 마음이 긴장되어 편치 못하고, 초조하여 감정이 압박 당하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불안은 스트레스이며 또 스트레스가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불안과 공포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포는 특정 대상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한다면, 불안은 대상이 없이 막연한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Sigmund Freud(시그문드 프로이드)는 불안과 공포를 구분하지 않고 같은 뜻으로 사용했다.

실존주의 철학자 Soren A. Kierkegaard(키에르케고르)는 불안이란 인간이 신과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껴질 때, 나타나는 극히 자연스러운 심리적 현상이며, 하나의 정서라고 보았다.

현대인들이 얼마나 불안한 상태에 있는지 심리학자들은 현대를 일컬어서 "불안의 세대(the age of anxiety)"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Rollo R. May(롤로 메이)는 "불안은 이 시대의 가장 절박한 문제"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998년 8월에 전국의 3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불안감으로 괴로워하는 가정은 28.2%로 나타났다. 특히 별거, 이혼, 사별 등을 겪은 실업자들에게서는 10명중 4명이 불안의 심리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앙일보 1999년 1월 23일자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56%가 미래에 대해서 강한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불안의 원인으로는 채워지지 않은 욕구, 위험과 위협, 자존심, 분리와 고독, 갈등, 두려움과 공포, 적의, 생리적 기능, 개인차 및 성격, 사회 변동 그리고 스트레스 등이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원인이 되어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불안이란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고 느끼게 되는 염려와 긴장과 답답한 감정인데 이것은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인 원인에서 연유하는 것이 아니다.

급성불안과 만성불안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은 갑자기 일어나며, 격렬하고 지속기간이 짧다. 사람들이 갑자기 예기치 않게 불안에 휩싸일 때, 이런 불안은 급성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만성불안은 지속적이고 오래가지만, 비교적 덜 격렬하다. 만성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은 언제든지 여러 가지 상황에 반응할 때, 불안을 느낀다.

그리고 정상적인 불안과 비정상적인 불안이다. 정상적인 불안은 적당한 불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고 건전한 것으로 흔히 이런 불안은 사람들에게 동기를 유발시키며 위험한 사태를 피하도록 도우며 능률을 올릴 수도 있다. 이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어느 정도 지니고 살아가기 때문에 정상으로 본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이 잘 안되었을 때, 느끼는 불안, 해야 할 큰 일을 앞두고 느끼는 약간의 불안은 정상적인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는 당연히 불안을 느끼면서 긴장하게 되고 그 상황에 민감하게 대처하려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본능과 같이 자연적인 감정이다. 화재에 대한 불안 때문에 화재 예방을 철저히 하게 되고, 물에 대한 불안 때문에 수영할 때에 조심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게 되는 것이다. 병에 대한 불안 때문에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게 되는 것이다. 만일 아무런 불안이 없이 살아간다면 도리어 대단한 위험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비정상적 불안은 비현실적 불안이라고도 하고 신경증적 불안이라고 하며, 심한 불안상태인데 이렇게 되면 주의력이 감소되며, 집중을 어렵게 하고, 기억력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작업 능률을 방해하고, 문제해결을 어렵게 하며, 효과적인 의사 소통을 막고, 공포를 일으키며, 때로는 마비나 심한 두통과 같은 불쾌한 신체적인 징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다. 이러한 불안은 정신신경증(psycho-neurosis)의 한 종류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불안의 원인을 모르고 지속적이며 좀처럼 불안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오랫동안 불안을 느끼게 되면 체내에 여러 가지 기능의 변화를 일으키게 되고, 장기화됨으로써 여러 가지 질병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 가장 처음으로 문제가 되는 신체질환은 바로 소화장애이다.

본래 사람의 몸 안에는 항상 건강을 유지하려는 강한 힘이 있다. 생리학자 캐논이라는 사람은 이것을 지적하여 "homeostasis(호메오스타시스-항상성)"라고 하였다. 이것은 우리 몸의 평형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말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 몸 안에 페하(PH)치가 산성쪽으로 기울어지면 알칼리성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든가, 또는 체온이 상승되면 가쁜 호흡과 빠른 맥박, 또 몸 안에 수분이 부족하면 갈증을 느끼고 물을 찾게 되며 영양이 부족하면 필요한 양만큼 보충해 보려는 충동 그리고 많은 땀을 흘림으로써 몸 안에 높은 체온을 낮추어 보려는 현상들이 바로 이 homeostasis(항상성)에 의한 것이다. 이것은 약물을 의지하지 않고도 자연 치유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늘 불안을 느끼게 되면 이러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질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생각만 평안하게 가져도 병은 자연 치유력에 의해서 어느 정도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질병의 60%-90%는 육체적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 즉 신경성인데 그 원인은 삶의 스트레스에서 오는 현상"이라고 미국 Harvard(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의 Benson(벤슨) 교수가 주장했다. 이 가운데 불안이 커다란 주범임을 알아야 한다.

또 Johns Hopkins(존스 홉킨스)대학교 의과대학의 심장내과학 교수인 James Taylor(제임스 테일러)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불안한 상태에서 1년 3개월 이상 노출되면 92%가 심장병에 걸릴 수 있다고 1998년 2월에 발표한 바 있다.

모든 질병의 근원은 마음의 평안을 잃어버리는 데서 비롯되며 그원인은 불안이다. 이것을 "심신 상관(心身 相關)"이라고 하는데 육체와 심리 활동은 상호작용이 있다는 의미이다. 마음의 상태가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의학에서는 이것을 PNI & E(Psycho-Neurology, Immunology & Endocrinology)라고 한다. 즉 심리, 신경, 면역, 내분비 등이 서로 긴밀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마음에 걱정이 있으면 식욕이 없어지고, 놀라거나 무서운 일을 당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혈압이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마음에 불안, 긴장, 여러 가지 심리적 동요가 생겼을 때에는 생리적으로 신경계와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쳐 신체의 기능을 크게 바꾸어 놓은 경우가 있다. 울프라는 의사의 실험에 의하면, 불안감은 위장 내 혈액순환 및 위 운동을 급작스레 증가시키고 특히 위액분비를 현저히 증가시킴으로써 불필요한 위액분비로 인해 위벽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소화장애, 위염, 소화성 궤양 등을 초래한다고 했다.

심리학자 가운데 Otto Rank(오토 랭크)는 사람은 모든 불안의 원인을 분리라고 볼 정도였다. 사람의 성격과 환경에 따라서 불안을 느끼는 정도도 다 다르다고 하겠다. 대체적으로 이 불안의 상태에 오래 노출되다 보면 마귀가 불안한 우리의 심령에 틈을 타서 계속적으로 불안을 느끼도록 하며 불안의 인격이 형성되고 말 것이다. 계속된 불안은 짜증, 염려, 망상, 공포 등을 포함한 심리적 이상 현상을 나타낼 수 있다. 심리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가 없게 된다. 불안의 인격이 형성된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매사에 불안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겠는가? 불안의 증상 가운데 전형적인 것은 바로 심장이 수축되기 때문에 빈번한 호흡과 '과호흡증후군'이라는 것이다.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입시를 앞두고 불안에 시달리면서 소위 "고 3병"을 앓고 있었다. 이 학생은 늘 긴장하고, 불안해하며 숨을 열심히 쉬어도 숨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늘 큰 숨을 쉬고 답답해하는 것을 들었다. 이런 것을 바로 불안에 의한 '과호흡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은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불안감이 엄습해 오면서 호흡이 꽉 막히는 것 같고, 심장이 급속도로 빨리 뛰기 시작하며 나중에는 온 몸이 굳어지는 것 같은 상태가 되어 마치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면서 숨이 가빠지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개는 심장이나 장기의 이상보다는 심리적인 문제이며 또한 과호흡증후군 자체의 문제보다는 불안으로 인해서 비롯된 것으로 마치 2차 감염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불안을 생각하지 않고, 불안으로 인해서 발생된 결과나 증상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이다. 이쯤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병원을 가게 되는데 현대인들은 의학적 상식이 많아서 자신의 병명이 무엇이라는 것을 스스로 진단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어떤 병원 무슨 과에 가야할지를 이미 잘 알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심장에 이상이 생겼다고 진단을 내리거나 심전도 등 여러 진찰을 받아보지만 건강하다는 결과를 듣게 되며, 결국 신경성이라는 진단을 듣게 될 것이다. 신경성이란 할 수 있는 모든 의학적 검사에서 어떤 병적인 상태를 발견할 수 없는 데도 환자는 분명히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 편리하게 사용된 의학적 표현이다. 그 모든 원인의 대부분은 염려와 불안이다.

불안이 지나쳐서 정상적인 생활이 곤란하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풍요로운 삶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병적인 현상으로써 내적 치유를 필요로 하는 경우라고 하겠다. 심리학적인 치료, 정신과적인 치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어도 근본적으로 완전히 치유할 수는 없다고 본다.

불안을 약물로써 다룰 때는 신경 안정제나 항불안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주로 "Venxodiazephain(벤조디아제파인)" "Librium(리브리움)" "Valium(바륨)"과 같은 약물을 사용하여 치료하게 된다. 이런 약물을 통해서 불안의 증세를 어느 정도 해소 또는 격감시킬 수 있다고 본다. 약물을 통해서 격감된 상태를 잘 유지하다보면 불안증을 극복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나 약물요법을 통해서 치료한다는 것은 근본적인 치료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이런 것은 심리적 의존이 강하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즉 조금 이상하면 약물로 해결하려는 의존성향 때문에 진정한 치료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런 비신앙적인 감정을 하나님께 맡끼고 신앙으로 치료해야 하겠다. 불안은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심리 현상으로서 바람직하지 못한 감정이다. 먼저 자신의 마음 속에 불안이 있다는 것을 회피하지 말고, 그것을 직시하면서 인정해야 해결할 수 있다. 마음 속에 불안이 있으면서 "나는 불안하지 않다."라고 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다.

S ren Kierkegaard(키에르케고르)는 불안을 죄와 연관해서 죄책감을 불안과 동일시했다. 기독교 심리학자들의 공통적인 견해는 죄 때문에 불안하다는 것을 주장했다. 불안의 상황을 스스로 분석해 볼 때, 자신에게 그와 관련된 죄가 있지 않은지 살펴보아야 하겠다. 죄가 우리 속에서 마음을 불안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마음 속에 숨겨져 있는 죄를 찾아내서 그 마음의 불안을 하나님께 고백해야 하는 데 이것을 회개라고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불안에 떨면서 초조해하고, 긴장하여 하나님의 평안을 누리지 못하는 것을 원하시지 않는다. 불안할 상황이 생길 때마다 이것을 하나님께 맡끼고 주님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하여 하는고 너는 하나님을 바라라." 이 말씀은 하나님만을 의지하라는 말씀이다. 불안은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하나님께 기도함으로써 모든 문제를 맡끼는 것이다. 우리를 불안으로부터 진정으로 도와주실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밖에 없다. 그분에게 자신의 모든 불안을 아룀으로써 이 불안에서 헤어나올 수가 있을 것이다. 내면에서 들리는 불안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 점점 더 깊은 불안에 빠지게 된다. 불안하게 하는 내면의 음성을 대응해야 한다.

하나님께 맡기는 훈련은 바로 영성 훈련이다. 우리는 이런 영성 훈련을 해야 한다. 탁구를 치거나, 테니스를 잘 치기 위해서도 좋은 자세를 몸에 배이게 하려면 같은 동작을 자꾸 연습해서 숙달시키는 것처럼 영성 훈련도 불안할 때, 반복적으로 하나님께 맡끼는 훈련을 통해서 영성이 변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성경말씀을 묵상하면서 마음 속에 있는 불안은 해소할 수 있다. 또 불안할 때마다 찬송을 부른다면 그 마음이 평안을 회복할 수 있다. 밤에 소리내서 찬송하기가 어렵다면 찬송가 가사를 반복해서 묵상하는 것도 불안 해소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

찬송을 통해서 어두움의 권세들과 암울한 세력들은 물러나게 될 것이다.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늘 잔잔한 강같든지, 큰 풍파로 무섭고 어렵든지 나의 영혼은 늘 편하다. 내 영혼, 내 영혼, 평안해!" 이런 찬송을 하면서 불안을 극복할 수 있다. 불안에 노출되면 사람들은 마음이 조급하게 되는데 절대로 조급해서는 안된다. 치료가 더디다고 조급해 하다가 낙심하게 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를 대적해야 한다. 이 때, 불안에 빠지지 않고 불안을 극복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면서 물리쳐야 한다. "하나님! 제가 불안에 빠지는 것을 원하시지 않으시지요? 제가 불안하지 않고 늘 마음의 평안을 갖고 살기를 원하시지요?" 주님의 뜻을 물으면서 스스로 담대한 모습을 마음 속으로 그려야 한다.


(전요섭/성결대학교 기독교상담학 주임교수, 심리상담연구소장,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 한국복음주의 상담학회장, E-mail:josephjeon@hanmail.net 홈페이지:www.profje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