丹心 정소월

가시나무 새 / 丹心 정소월

초록 등불 2012. 6. 25. 17:59

 

 


가시나무 새


            丹心 정소월


한 아름다운 새가

가시에 찔려

생명의 장밋빛 피를 흘리네


나도 더없이 찔러 보았으니

그 아픔 어이 모를까


하지만 주께서 걸으시라 하는

십자가 길이요

피 흘림이 없으면

생명의 빛 또한 스러지니


어이 아픔을 마다하리오

온 피를 다 쏟으신 주님 앞에서

무슨 말 하리오
무슨 말 하리오





아픔이 없어

어이 생명의 진수를 알며

어이 울음소리로

사람의 심금을 울릴까


새야 새야 우지마라

주께서 지극히 너와 함께 하시니.

피 흘린 방울방울

면류관 칠색보석,

어여쁜 신부단장케 하시리니.


아픔의 깊이만큼

미성으로 울려퍼지는

온 울음소리가

온 우주에 생명으로 울리네

내 맘도 울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