丹心 정소월

[스크랩] 봄날만 같아라 / 단심 정소월

초록 등불 2013. 5. 14. 03:34

 


봄날만 같아라


          丹心 정소월



봄이 너인 듯

네가 봄인 듯

그 속을 거닐어 간다

편안히 누워본다


그 진초록 연초록 동굴을

가만히 지나가면

시간은 과거로 미래로

영원으로 흐르고

낭랑히 들려오는

너의 웃음소리


생의 봄날들의 편린

추억의 꽃들이 흐드러진다

코끝의 간지럼

누구니, 너니


봄은 너처럼

너는 봄처럼 다가왔다

영원히 남은 채

사라져가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날들은 봄날만 같아라


저물어 가는 봄날 속으로

걸어만 가네

떠나가는 네 속으로

걸어만 가네

 

 

  

 

 

 

 

출처 : 수정빛 생명수와 불 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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