丹心 정소월

[스크랩] 영 불

초록 등불 2011. 2. 24. 08:25

 

 

영 불


                 丹心 정소월



어둠 속에 누우면 어둠이 되어 사라지고

의식만 영불로 날아올라

소유와 집착의 등 밝힌 채

하냥 떠다닌다

부랑자 된 영혼은 존재의 껍질 속에서

신음한다


탐심과 애욕, 눈물과 웃음

상처 투성이인 그 모든 의식이 스러진

존재의 그 모든 얼을 탈피한

동그란 나를 부르는 빛이 아스라이 보인다


나도 스러지고 존재도 스러지고

모든 것들을 하얗게 태워

무가 되고서야 이를 듯한

이안이 아닌 아득히 피안인 듯

영혼의 가슴을 공명으로 울리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저 빛은 무엇인가

아득히서 어미인 듯 가슴으로 나를 부르는

저 고혹한 빛은 무엇인가


영혼이 흐득 흐느낀다

기쁨도 슬픔도 아닌 존재로 인한

시큼한 눈물이 난다

 

 

(소식) 옛 청랑 정서우 시인입니다. 문인필명을 丹心 정소월로 바꾸었습니다. 참고해 주세요.

출처 : 그리움 흐르는 그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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