丹心 정소월

[스크랩] 비 내리는 날의 소망

초록 등불 2011. 2. 24. 08:23
비 내리는 날의 소망 / 丹心 정소월
추락한 낙엽의 슬픔을 모아
가을비가 조용히 내린다
어린 시절 비 내리는 날이면
쪼르르 처마 끝에 앉아
하얀 얼굴로 가만히 바라보곤 했었지
추녀 끝에 아롱지던 빗방울처럼
아! 비 내리는 날의 묘한 감성의 여울..
연둣빛 우산을 쓰고
가을 가슴을 가만가만 거닐어 본다
나 작은 소망 있으니,
한 시절 사랑으로 샐비어처럼 붉었다
행복으로 누운 저 단풍낙엽처럼,
사랑하는 그댈 만나 붉디 붉게 사랑하다
빛바랜 생의 가을날, 오늘처럼 비가 내리면,
그대 주름진 손 꼭 잡고
내리는 비 함께 잔잔히 바라보며,
그대 때문에 생은 행복하였노라
유언처럼 고백하고 싶어
소슬히 내리는 가을비 소리에
그대 모습 애잔히 더욱 그립다
출처 : 그리움 흐르는 그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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