丹心 정소월

강과 달 / 丹心 정소월

초록 등불 2011. 10. 30. 18:46

 

 


강과 달


               丹心 정소월



단풍 눈에 고웁다

내밀어 입 맞추면

이른 봄, 날 위해 꽃을 피울까


세상 일 그렇게 내 맘대로라면

무에 아플까


아둑해져가는 가로등 거리

깊은 가을 속으로

걸어만 간다


속에도 흘러

언제고 그리운 푸른 강

겨울이 오기 전

네 손 한번 더 잡고 싶구나

한번 더 꼭! 보고 싶구나


강이 펼쳐 둔 널따란 들녘은

산촌의 솔바람 실어와

언제고 푸른 눈 푸른 가슴으로

시큼하게 안아
고맙게 그 가슴 밟으며 네게로 간다 


나붓 어두어진 강둑

강물엔 가을이 조용히 흘러 가고

하늘엔 별 하나 둘 총총

나를 향해 반짝이고,

맨 얼굴 초승달은

강물 속에서 그래도 나를 향해

벙글어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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