丹心 정소월

비강 / 단심 정소월

초록 등불 2011. 11. 5. 21:11

 

 


비강


           丹心 정소월



만물이 있기 전

어둠 속의 어둠 때부터

억겁의 세월


들려줄 수 없는 수많은 비밀


지각이 깨어지고

축마져 거꾸로 돌던

그 마안한

격동과 잔혹의 시간 속에서

너는 얼마나 많은 것을

홀로 품어야 했으며

아파 울어야 했을까


네가 토록 푸르고 고요함은

절규의 붉은 피와

속울음 청색 피가

가슴 골 골 깊이 흐르는

잔혹한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서
침묵의 신음 속

가만히 누워 풋빛 하늘을 품는

한 깨달음을 얻은 탓이겠지


눈물과 웃음 얽긴 한 깨달음으로

고요히 흘러가는 너의 푸르른 몸 위

나의 영혼도 가만히 누워

또 한 깨달음을 향해

너와 함께 흘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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