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랑
丹心 / 정소월
가슴과 가슴을 마주하고
얼굴과 얼굴도 마주하고
숨결을 서로 나누면,
나인 듯 이 편안함
태곳적 고향을 찾은 이 푸르른 쉼,
살품에 고인 살빛 정이어라!
시간은 영원이 되고 전설이 된다.
들리는 건 먼 시간 속 고향의 북소리
그리고 바람소리,
나도 사라지고 너도 사라져
영원한 기쁨슬픔, 유형무형, 존재비존재
슬픔의 극을 채운 행복서린 아릿한 마음이랄까!
신비로운 생명이랄까!
시간의 흐름도, 생멸도 없는
들릴 듯 말 듯, 규칙도 음계도 없는 음악,
아니 그냥 음의 조각들이 자유로이 흐르는
슬픈 환희의 나라.
그 곳,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
원래의 자리를 찾아 별이 된 생명.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이나
나는 너이고 너는 나이나,
나도 내가 아니고 너도 네가 아니고
존재의 강물에 빠져 흔적 없이 흩어지고서야
비로소 찾는 또 다른 정체.
지식이나 사색이 아닌
온 우주에 울려 퍼질 공명으로
가슴 가득한 느낌, 아픈 환희, 아니 생명
세상이 있기 전부터
세상이 있게 한 존재비존재, 참존재, 사랑!
모든 것들의 원천인 사랑,
그 아름답고 신비로운 연초록 빛!
그 속에서 죽음도 생도 아닌 영원을 맛본다.
네 숨소리를 들려줘!
네가 살아야 내가 살고
내가 살아야 네가 산다.
- 2009, 2, 27일 작(作),
엊그제 쓴 듯 한데, 그토록 오래 전인가..
세월이란..
출처 : 수정빛 생명수와 불 비둘기
글쓴이 : 초록 등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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