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히 깊어가는 밤 혼자 조용히 식사를 조금 하고 있노라니, 경건시간에 함께 하는 여럿인, 제가 그들 모두를 합하여 ‘순동이’ 천사라고 부르는 천사 중 하나가 나타나고 다가와서 해처럼 달처럼 웃어 주었습니다.
경건 시간에 함께 하는 순동이 천사는 다양한 모습의 여럿인데, 그 중의 특별히 기억나는 순동이 천사 중 하나였습니다. 파머형의 단아한 머리, 그리고 고운 아치형의 서글한 눈매, 그리고 입술, 목련꽃을 닯은 피부느낌과 또 전체적으로 그런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남자 아이 모습의 천사입니다.
전체적으로 모습이 동그라미를 닮아서 다소 포동한 느낌, 그리고 눈이나 입이 다소 서글서글하게 생긴 그런 모습입니다.
그런 목련꽃처럼 부드러운 느낌과 표정으로 살갑게 하늘을 바라보며 웃으면 고운 아치형의 눈 모습에 눈동자는 별처럼 초롱 빛나고 입술은 예쁘게 벙글어지는데 바라보면 정말 햇살 같고 달빛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앞선 다른 글에서 해를 닮은 해동이요, 달은 닮은 달동이라고 적은 듯한 기억도 납니다.
그런데 영적 감각으로 느껴지는데 이 순동이 천사가 주도적인 영으로 나타난 것이 경건시간에 잠시 주도적으로 함께 하듯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곁에 머무는 새로운 영으로 나타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 느낌에 이름이 필요할 듯도 해서 해를 닮고 달을 닮았으니 ‘해동이’라고 지어 보았습니다.
“어! 우리 순동이 왔네”라고 말하며, 주도적인 영으로 나타났기에 무슨 할 말이 있나 해서 무슨 할 말이 있느냐고 물어보아도 “사랑해, 기뻐해”라는 평소에 천사들이 늘 전하는 특별한 메시지 외에는 다른 말이 없고, 그냥 보며 웃고 또 웃고 그리고 또 웃어만 줍니다.
특별한 말은 없지만 그 모습 자체가 말이요, 메시지입니다. 그것은 기쁨이요, 소망이요, 사랑이요, 온유함이요, 평화요, 영생이었습니다.
제가 영적 감각으로 느낀 그대로 다음 날 일어나 낮 시간에 나들이를 할 일이 있어서 나가니, 그리고 저녁 시간에도 몸이 조금 곤하여 보양식을 하러 나가니 함께 다니며 함께 해 주었습니다.
제게 보이고 함께 하는 대부분의 천사들은 무슨 특별한 메시지나 계시를 가지고 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계열의 천사가 오는 사람은 계시의 종으로 부르심을 받은 경우인데, 하지만 이런 경우는 영적 분별력이 생명이라 분별력이 없으면 도리어 미혹 당하고 잘못된 길로 많이 접어들게 됩니다. 영의 세계는 정말로 혼잡하며 혼미합니다. 그러므로 영의 세계에서는 영적 경험만큼이나 귀하고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른 영적 지식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의 세계의 경험을 사모하나 실상 경험하게 되면, 한편 영광이요, 한편 고뇌인 것을 알게 됩니다. 영광이라 함은 일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하늘의 영광의 세계를 보고 알게 되니 영광이요, 고뇌라 함은 영적 경험이 깊어갈수록 점점 넓어져만 가는 영적 세계의 지평 속에서 숱한 영적 경험과 지식의 혼미한 바다 속에서 분별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마주하게 됩니다.
인생이던 그 무엇이던 어리고 초보일 때에는 쉬워 보이나 살아가고 알아갈수록 단순하지 않음을 알게 되듯이, 영의 세계도 그러합니다.
어쨌거나 제게 보여지고 함께 하는 천사들은 대부분 그런 심각하게 고민하여야 하는 계시를 가지고 오지는 않습니다. 하늘과 땅을 아우르는 일상적인 벗처럼 하늘의 영광을 보여주고, 하늘의 사랑을 전해주고, 평안과 기쁨과 소망을 전해주고, 삶의 벗이 되어주고 마음의 벗이 되어주고 영의 벗이 되어줍니다.
그렇게 별스런 말은 없지만 그 모습이 메시지인 해를 닮은 해동이를 길을 걸으며 가만히 보고 있으니 그냥 마음이 좋아집니다. 한 시도 얼굴에서 해를 닮고 달을 닮은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땅은 언제나 소란하고 요란한데 하늘은 언제나 그렇게 평화롭고 좋나 봅니다.
그렇게 ‘해동이’ 등과 함께 길을 거닐다가 무슨 사야할 물품이 있어서 가게에 들렀습니다. 이모저모 제가 쓸 용도에 맞나 이리저리 살피다가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서 계산대에 다가갔습니다. 물건을 보면 대략의 계산도 나오는 법, 가격은 이 정도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가게 주인이 부르는 가격이 제가 생각하였던 것보다 두 배는 비쌌습니다. 그런데 제 성격은 가격이 비싸다 깎아 달라 그런 말을 잘 하지 못합니다. 다소 비싸게 느껴져 반품을 하려다가 그냥 말없이 값을 지불하고 가게를 나왔습니다.
그런데 기분이 좋지 않더군요. 가령 가게에 물건을 사려 가보면 가게 주인의 가족들이 돌아가며 계산대를 지키는 경우 파는 사람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요. 이곳도 다소 그러한 것을 경험하는데 아무래도 이번에는 제법 부풀려 판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싸게 파는 곳이 있는데, 가능하면 그곳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으니 어찌 보면 유익한 경험이 되었지만, 그 시간 순간만큼은 다소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경험을 더듬어 하나씩 따져 보아도 아무리 생각해도 가격이 과해보였으니까요.
마음이 좋지 않고 기분이 좋지 않으니, 길을 걸으면서 하늘에 도움을 구해 보았습니다. 늘 곁을 함께 거니는 ‘캔디’라고 이름 지은 천사를 바라보며 도움을 구해 보았습니다.
“기분이 좋지 않네, 마음을 풀 그 무슨 말을 좀 해봐”
그러니 ‘캔디’가 밤하늘 별 같은 조용한 눈빛으로 가만히 바라보더니 한 마디 하였습니다. 그 한 마디는 물결이었습니다.
“물결”
짧은 한 마디지만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었고 마음과 기분을 다스리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캔디가 말하는 의미는 세상의 모든 것들은 물결처럼 흘러가니 본질처럼 연연해하지 말고, 그러니 이미 지나간 일은 물결처럼 흘러 보내버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본질인지를 보는 밝은 혜안을 가지고 영으로 지혜롭게 살라는 의미를 그 눈에 함께 담고 전해 주고 있었습니다.
약4:13 들으라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아무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 년을 유하며 장사하여 이를 보리라 하는 자들아
약4:14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뇨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약4:15 너희가 도리어 말하기를 주의 뜻이면 우리가 살기도 하고 이것 저것을 하리라 할 것이거늘
약4:16 이제 너희가 허탄한 자랑을 자랑하니 이러한 자랑은 다 악한 것이라 |